쌀 역사관

쌀의 역사에서는 인류와 함께 한 쌀의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 민족이 밥을 주식으로 삼아 온 3천년 동안 우리 삶에 쌀이 어떤 존재였는지,
시대에 따라 쌀 문화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쌀의 역사

  • 쌀의 길

    우리말 '벼'는 인도어로 '브리히'를, '쌀'은 '사리'를 어원으로 하고 있다. 또한 쌀은 '씨알'에서 유래된 말로 모든 곡식을 일컫는 대표적인 곡물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재배되고 있는 아시아 벼의 기원은 인도 북부의 아삼 기원설이 가장 유력하며, 그 밖에 중국 남부의 운남 기원설, 동남아시아 기원설이 존재한다. 그러나 최근 충북 소로리 구석기시대 토탄층에서 볍씨가 출토됨 으로써 벼 기원과 전래경로에 대해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리나라 벼농사는 아삼·운남 지방의 벼 재배 기원지에서 중국을 거쳐 전래되었다는 북방설이 가장 유력하며, 이외 서해횡단설, 남방설 등이 있다.
  • 쌀의 흔적

    우리나라 쌀농사는 지금부터 약 4천~5천년 전인 신석기 후기에 시작되어 청동기 시대에 들어와 본격화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구석기시대 유적인 충북 청원 소로리 유적에서 볍씨가 출토되어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리나라의 쌀에 관한 고고학적 발굴은 꾸준히 이루어져왔으며, 쌀농사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들로는 볍씨, 불에 탄 쌀, 벼 껍질(왕겨), 벼규산체, 볍씨 찍힌 토기, 농기구, 논과 수로시설 등 다양하다.
  • 벼의 진화

    재배벼는 학명으로 종자식물문, 단자엽 식물강, 영화목, 화분과, 도속으로 분류되며 세계적으로 20여종이 알려져 있다. 지구가 5대양 6대주로 분리되기 이전 '곤드와나'라고 하는 하나의 대륙일 때 공동 조상벼가 존재했으나 대륙의 이동과 개체 내 돌연변이 등으로 인해 벼 품종의 분화는 오랜 세월에 거쳐 이루어졌다. 오늘날 알려진 품종은 오리자 사티바(O.sativa)와 오리자 글라베리마(O.glaberrima) 등 2가지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야생벼로 남아 있다. 사티바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재배되는 벼로서 전통적인 글라베리마 재배지역인 아프리카 서부의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 세계에 재배되고 있다. 사티바 품종은 다시 쌀알이 긴 장립형 인디카(Indica)와 쌀알이 짧고 굵은 단립형 자포니카(Japonica)로 나뉘어진다. 인디카의 주요 재배지역은 동남아시아와 중국이며, 자포니카는 한국과 일본 등에서 재배되고 있다.

쌀의 일생

  • 쌀의 탯자리 논

    인간의 생명줄인 '쌀'을 생산하는 논은 생태적으로 고온다습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벼의 생육환경을 고려하여 만들어졌다. 보통 논이 만들어지는 위치는 강과 냇가 주변, 산간 계곡 사이, 산지나 구릉지대 비탈진 경사면, 바다 갯벌을 막아서 만든 간척지 등에 조성되며, 최근에는 벼를 재배하는 라이스빌딩(Rice building)과 지하농장의 논도 만들어지고 있다.
    한편, 논은 쌀을 생산하는 것 외에도 홍수조절, 공기 및 수질정화 작용, 생태계 보존 등 공익적 기능도 담당하고 있다.
  • 쌀농사 88고개

    쌀의 한자 이름 '米(미)'를 풀어보면 팔(八)+십(十)+팔(八)이 된다. 벼를 파종하여 거두기까지 88번의 손길이 필요하다 해서 이런 모양의 글자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 정도로 많은 정성과 수고를 들여 우리 식탁 위의 밥 한 공기가 완성된다.
  • 쌀농사와 민속놀이

    마을 공동체적 놀이문화는 농경을 바탕으로 이루어졌으며, 주된 민속놀이는 쌀농사를 중심으로 행해졌다. 품앗이, 두레 등을 통해 힘을 합쳐 모내기, 김매기, 벼베기 등 일의 능률을 올렸다. 또한 장원질놀이, 호미씻이 등의 축제를 벌여 휴식의 즐거움을 같이 나누기도 하였고, 농한기 때에는 공동체적 화합의식을 기르는 줄다리기, 차전, 석전, 횃불싸움 등 다양한 놀이를 즐겼다.
  • 쌀농사와 민간신앙

    민간신앙은 농업을 바탕으로 형성되며, 집단적 공동체 신앙과 개인적 민간신앙으로 구분된다. 쌀농사를 중심으로 한 전통적 농경사회에서는 개인보다는 집단 구성원 전체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다. 그래서 한해 농사 풍년과 전체 구성원들의 화합을 기원하며 마을과 구성원들의 안녕을 빌기 위해 의례와 제의를 지냈다. 집단적 신앙체는 당산, 장승과 솟대, 남근석, 돌탑 등이 있고, 개인적 신앙체로는 신주단지, 조상단지, 철융, 터줏가리, 볏가릿대, 제웅 등이 있다.

쌀 문화

  • 나눔의 쌀

    본래 홍익인간의 건국이념으로 살아온 우리 민족은 서로를 돕는 공동체 정신으로 벼를 기르고, 거둔 쌀은 다시 공동체를 넘어 굶주린 사람들에게 베풀어져 왔다. 쌀을 나눈다는 것은 곧 재산이나 생명을 나누는 것과 같으므로 우리 민족이 가지고 있는 나눔의 정신은 쌀을 통해 이루어졌다. '쌀독에서 인심난다' 라는 속담이 있듯, 덕망 높은 부자들은 가난하고 굶주린 백성을 위해 쌀을 나누었다.
    역사적으로 가장 모범적인 사례는 구례 운조루 류씨 부자의 열린 쌀독(타인능해)과 '사방 백리 안에 굶주린 사람이 없게하라' 는 가훈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쌀을 베풀었던 나눔의 정신은 식량난에 시달리는 북한 동포들을 위한 '쌀 보내기 운동' 으로 그 맥이 이어져 오고 있다.

쌀의 오늘과 내일

  • 쌀의 위기

    풍요로워진 식생활로 다양한 먹을거리가 많아지면서 쌀 소비량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고, 대규모 개발로 쌀 재배 면적이 날로 감소됨에 따라 쌀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다. 더군다나 쌀 수입 개방화로 향후 값비싼 쌀을 사먹어야 하며, 결국에는 국민생활을 지키는 식량주권 또한 빼앗기게 될 것이다.
  • 쌀은 우리의 미래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을 벼의 기능성 품종을 개발하고 친환경 농업을 확대하여 소비자에게 더욱 품질 좋은 쌀을 생산 공급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생산량이 가장 높은 '쌀'이 세계 인구의 급격한 증가에 따른 최고의 해결책으로 주목 받으면서 쌀 생산은 우리의 미래를 밝히는 매우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